[여단 트로이카 시대②] 외롭게 여단 명맥을 이어온 성지현
[여단 트로이카 시대③] 더디지만 뚝심으로 전진해온 김가은
[여단 트로이카 시대④]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구세주 안세영

[여단 트로이카 시대①] 근근이 명맥 잇다 트로이카 시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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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자단식 트로이카 시대를 연 성지현, 김가은, 안세영(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여자단식 트로이카 시대를 연 성지현, 김가은, 안세영(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우리나라에 배드민턴은 해방 후에 보급됐고, 1957년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조직되었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창립되고도 한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배드민턴은 약수터에서나 즐기는 말 그대로 똑딱이 취급을 당했다. 그야말로 배드민턴은 놀이로나 즐기는 거라는 인식을 바꾸지 못했다.

그러다 대한민국에 배드민턴이 있다는 걸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여자단식 황선애다. 1981년 대한민국에 배드민턴이 생경하던 시절에 배드민턴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 대한민국 선수들은 초청도 받지 못하던 상황이었는데 황선애 선수가 일본오픈에 참가해 우승하면서 전영오픈의 초대를 받았다. 황선애는 스웨덴오픈과 전영오픈을 연거푸 석권하며 일약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황선애의 전영오픈 우승은 대한민국에서 배드민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을 뿐만 아니라 배드민턴 전성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사건이었다. 

황선애 선수의 활약 덕에 배드민턴에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세계 최강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대한민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전설적인 선수 방수현이 뒤를 잇는다. 여자단식에서 조금만 두각을 보이면 제2의 방수현이라는 말이 따라붙을 정도로 특출 난 실력을 선보인 게 방수현이다.

사진 여자단식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방수현, 대한배드민턴협회
사진 여자단식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방수현, 대한배드민턴협회

방수현은 배드민턴이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과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전과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해 2019년 세계배드민턴연맹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배출한 여자단식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복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남녀 단식을 통틀어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방수현과 함께 활약한 김지현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4위에 올랐고, 2000 시드니올림픽에도 출전하며 여자단식의 명맥을 이었다. 하지만 방수현의 빼어난 실력 때문에 그늘에 가렸다. 이후 등장한 게 전재연이다. 전재연은 2005년 코리아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방수현 우승 이후 9년 만에 우리나라 선수가 정상에 오르며 방수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혔다. 세계랭킹 4위까지 올랐었고,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며 여자단식을 이끌었지만 잦은 부상으로 결국 일찍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전재연의 뒤를 이어 배연주와 성지현(인천국제공항)이 여자단식의 맥을 이었다. 배연주는 고등학교 졸업 당시 스카우트 파동을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한때 세계랭킹 5위까지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2013년 코리아오픈 우승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성지현은 배연주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성지현은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여자단식의 기둥으로 떠올랐다. 성지현은 당시 세계랭킹 1위부터 3위까지를 휩쓸며 왕시스터즈로 불리던 중국의 왕이한, 왕신, 왕시시안을 간간히 꺾어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곤 했다.

성지현도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배연주는 사라지고 여자단식에서 성지현이 외롭게 고군분투했다. 그러다 2019년 김가은(삼성생명)과 안세영(광주체고)이 치고 올라오면서 대한민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이 때 아닌 트로이카 시대를 맞이했다.

세 명의 선수 모두 올림픽 예선 랭킹 16위 안에 들며 2장 밖에 없는 출전권을 놓고 우리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행복한 고민의 시기가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2018년 코리아오픈에서 동메달을 따낸 성지현이 빨리 후배들이 치고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는데 말이다. 조금씩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마지막 안간힘을 쏟고 있는 성지현과 한발 한발 자기의 길을 걸어온 김가은 그리고 혜성처럼 등장한 안세영 까지 여자단식 트로이카 시대를 연 주역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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