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선수였다 배드민턴 동호인으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사람을 꼽는다면 이만기, 백승일이 떠오르는데 앞으로는 조중권도 기억하자. 유튜브 조장사구를 운영하며 배드민턴 경기 해설을 통해 입담을 과시하는 조중권 씨를 만났다.

재미있는 입담이 장기인 배드민턴 유튜버 조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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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중권
사진 유튜브 조장사구를 운영하는 조중권 씨

평생의 취미생활 배드민턴 만나 즐거워

장사란 닉네임을 붙인 건 조중권 씨가 씨름 선수를 했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실업팀까지 씨름 선수를 했다. 대학부에서까지는 우승으로 장사를 해봤지만, 정작 실업팀에서는 장사를 못 하고 은퇴했다. 유종의 미를 거뒀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그의 내면에 잠재돼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배드민턴 유튜버로 이름을 정할 때 자연스럽게 조장사가 튀어나왔다. 아, 그가 씨름 선수를 했다는 걸 알고 주변에서 “조장사, 조장사” 하고 불러준 것도 있고.

조중권(이하 조장사) 씨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강남클럽에서 운동하고, 작년까지 총무를 했었다. 현재 신사동 사거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으니 이곳에 집이나 사무실을 구한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조장사를 찾아주시길. 배드민턴하기 좋은 곳으로 터를 잡아 줄 터이니.

조장사가 이 오묘한 배드민턴 라켓을 처음 잡은 건 10년이 넘었다. 동네에 배드민턴체육관이 있어서 친구들 8명이 몰려가 일주일에 한 번씩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똑딱이 수준이었다. 그러니 맨날 이기고 지는 게 비슷해 1등을 해보려고 나름 욕심을 부려 몰래 매일 운동하는  곳을 찾은 게 배드민턴과의 시작이었다.

“다들 아시지않나? 이게 처음 시작하면 푹 빠져든다는 거. 뭐 마약 먹은 것처럼 앞뒤 안 가리고 시간만 나면 배드민턴 치러 다녔어요. 그래도 내가 명색이 운동선수를 했는데도 어렵더라고요. 씨름은 맨손인데 이건 뭘 들고 하는 거라 그게 제일 어려웠어요.”

서로 접촉하지 않고 하는 게 좋다니 이것도 역시 씨름을 한 영향인가 보다. 어쨌든 서로 접촉할 일 없으니 체격 조건이 달라도 충분히 게임이 되는 게 조장사의 마음에 들었다. 특히 남자랑 여자랑 해도 누가 이길지 모른다는 게 제일 신기했다. 씨름이랑 다른 운동은 대부분 힘 좋고 젊은 사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운동이 있을 줄이야.

사진 유튜브 조종사구를 운영하는 조중권 씨

“사람 외모만 보고 승패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참 매력이에요. 이게 배드민턴의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까 남녀노소 누구나 같이 할 수 있잖아요. 어려서부터 운동선수를 해서 한눈에 봐도 이기고 지는 게 확실했던 나에게는 새로운 세상이에요.”

그렇게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조장사는 2년 만에 강남구 D급에서 우승했다. 2년이라 시간이 길어 보이지만 1년에 대회가 두 개 밖에 없으니 오래 걸린 것도 아니다. 이때부터 조장사는 우승의 디딤돌을 놓아 현재는 강남구 A급까지 올라섰다. 

강남구 A급에 오르기까지 7년이 걸렸지만, 모두 우승으로 승급을 한 성골 출신이다. 전국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쥔 조장사지만 역시 제일 짜릿한 손맛을 잊을 수 없는 건 D급에서의 첫 우승이다. 씨름선수로 대학 시절 맛본 우승 이후 실로 몇 년 만의 우승이던가.

A급까지 올랐으니 이제 좀 여유를 부려볼 만도 한데 이제부터 또 새로운 시작이라는 조장사. 잘 치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는 것. 그만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다는 얘기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지 않던가.

“내 삶을 가족과 일 그리고 배드민턴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배드민턴이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했어요. 평생 할 수 있는 운동, 평생의 취미생활을 얻었는데 이게 너무 즐거운 운동이라 좋아요.”

재미있고 즐거워서 유튜브 채널 ‘조장사구’(조장사口)를 개설했다. 입담에 자신 있는 그의 장기를 살려 조장사의 입을 닉네임으로 정했다.

“내가 운동하는 것도 있고, 동호인들 운동하는 걸 친절하면서도 가감 없이 나만의 입담으로 해설하고 있어요. 걸러지지 않은 말들이 튀어나오는 거죠. 제 입담이 가장 큰 전략이라고 할까요. 다른 사람이 해설하는 것보다 제가 해설하는 게 재미있다고들 하니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한번 들어오세요. 유튜브 조장사구. 들어왔으면 구독, 좋아요는 현대인의 필수인 거 아시죠?”

실력은 이만기 경상남도배드민턴협회장급이라면 입담은 강호동급을 표방하는 조장사구를 유튜브에서 확인하시길. 조장사구는 앞으로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다양한 홈 운동이나 개인 운동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니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자.

“운동은 욕심내면 안 돼요. 욕심내서 열심히 할 때 부상이 오거든요. 열심히 할 때 조심하는 거 잊지 마시고, 건강하게 이 조장사랑 코트에서 한번 부딪쳐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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