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 20년에, 동호인 코치 10년. 30년 동안 배드민턴만 해 왔으니 지겨울 법도 하건만, 여전히 재미있고 행복하게 배드민턴 길라잡이를 하고 있는 이순득 코치. 국가대표 단식 선수로 8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시절부터 한번 맡은 클럽에서 10년째 지도하며, 짬짬이 SNS를 통해 미녀 코치의 배드민턴 사랑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순득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0년을 하고도 여전히 재미있고 행복한 배드민턴 길라잡이 이순득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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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순득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배드민턴과 함께 한 건 신의 한 수

안세영 선수가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배드민턴 천재소녀로 불리는데, 이미 25년 전에 중학생 국가대표로 활약한 게 이순득 코치다. 국내대회 3관왕에 오르며 일약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를 누볐던 이순득 코치는 이후 배드민턴의 산실인 한국체육대학교와 대교눈높이, 김천시청을 거치며 20년 동안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 자연스럽게 생활체육 코치로 자리 잡아 한 자리를 10년 동안 지킬 정도로 성실하게 배드민턴 삶을 이어오고 있다.
배드민턴은 자신의 삶에서 신의 한 수라 생각할 정도로 만족을 표하는 이순득 코치는 40이 넘은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동안 미모로 요즘 SNS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후배들 지도에 대한 욕심이 몽글몽글 생기기도 하지만, 서서히 인생 3막을 대비하며 세상과 삶과 배드민턴을 배우고 있다.

Q. 배드민턴은 언제부터 했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다. 달리기를 잘해서 배드민턴을 하게 된 그 시대 사람이다.”

Q. 국가대표를 일찍 했던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단식과 복식 다 우승하고 3관왕을 하면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주니어대표 1년 하고 바로 국가대표를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국제대회 따라다녔다. 8년 동안 국가대표를 했는데 훈련도 힘든데 너무 어린 나이에 해서 실력이 잘 안 느니까 그게 더 힘들었다. 그래서 그때 운동을 열심히 안 했는데,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할 걸 이런 생각을 한다. 너무 일찍 국가대표를 했던 게 좋았던 것만은 아닌 거 같다.”

Q. 단식과 복식을 같이 했던데
“국가대표에서는 단식 선수였다. 단식으로 세계랭킹 22위까지 올랐다. 복식은 어리니까 경험해 보라고 내보내 줘서 전영오픈에 현재 국가대표 이경원 코치랑 같이 나가고 그랬다.”

사진 이순득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Q. 제일 좋았던 시절을 꼽는다면
“고등학교 때가 제일 좋았다. 그때는 나가기만 하면 우승했으니까 재미있었다. 선수촌에 있으면 막내니까 제일 못하고 그래서 재미없는데 국내대회 나가면 내가 1등이니까 좋았다.”

Q. 제일 아쉬운 점이라면
“올림픽 못 나간 게 제일 아쉽다. 한 경기만 잘했으면 나가는 거였는데 한 경기를 못 해서 못 나갔다.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대회는 다 나가봤는데 올림픽만 못 나갔다. 올림픽에 나갔어도 별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올림픽은 꿈의 무대니까, 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게 제일 아쉽다.”

Q. 30살에 은퇴를 했던데
“지금은 30살에도 운동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당시에는 거의 없었다. 노장이었다. 몸 관리도 열심히 했고, 체력적으로 밀리지 않고 또 실력이 살아 있어서 버티고 있었지 않았겠나. 지금도 경기도민체전에서 고양시 대표로 뛰고 있다.”

Q. 엘리트 선수들 지도는 안 했나
“은퇴하고 오라는 곳도 있었다. 인천대에 갈 기회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한국체대 출신이 인천대로 간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지 않아서 타이밍을 놓치고 그렇게 한 2년 정도 쉬다가 생활체육 지도자를 하게 됐다. 요즘도 가끔은 선수들을 가르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가끔 개인 레슨을 받으러 오는 선수들이 있다. 단식 선수들이 좀 예민한 편이라 주변에서 까칠해서 생활체육 코치는 못 할 거라고들 그랬다. 그런데 성라클럽, 삼송클럽 맡고 지금까지 10년을 꾸준히 하고 있다. 선수 생활도 오래 하고, 한 클럽에서 오래 있는 거 보니 내가 은근히 성실한 모양이다.”

Q. 처음 지도할 때 제일 어려웠던 점은
“처음 동호인들 가르칠 때 이해를 못 했다. 나는 되는데 왜 저게 안 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엘리트 선수들처럼 생각했던 거다. 3, 4년이 지나고서야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초보 입장으로 생각해 보려고 다른 운동을 일부러 배우기까지 했다. 내가 배우는 사람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가르쳤더라.”

Q. 입문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처음 배우는 사람은 스트레칭하고 스텝이 기본이다. 나는 스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본이 잘되면 나머지는 금방 올라간다. 동호인들은 기본이 힘드니까 좀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잘 따라 한다.”

Q. 상급자로 가는 지름길이라면
“상급자로 가려면 코치랑 친해져라. 코치가 뭐라도 하나 더 가르쳐준다. 그러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한다. 결국은 자기 노력이다. 노력 없으면 안 된다. 노력 안 하고 올라가는 지름길은 없다.”

Q. 처음 시작하는 코치라면
“코치들이 처음에는 다 안고 가려고 하는데 그건 욕심이다. 하다 보면 운동신경이 있는 사람이 보인다. 그 사람을 먼저 키워 놓으면, 어 저 코치한테 배우면 되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또 당근도 좀 필요하다. 나한테 배운 사람이 승급할 때 라켓 한 자루씩 선물한다. 한 번에 스무 명이 승급해서 허리가 휘청한 적도 있고, 4, 5자루 받아 가신 분도 있다. 그만큼 나한테 투자해서 배운 거니까 보답을 하는 거다. 뭔가가 걸려 있으면 열심히 한다. 나한테 배운 사람들 실력이 늘어가는 걸 보는 게 재미있다.” 

Q. 기억에 남는 동호인이 있나
“처음 코치를 시작할 때 처음 라켓을 잡은 초보자로 만났는데 지금은 클럽 회장님이 되셨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레슨을 받고 계시는데 나에게는 의미 있는 제자 아니겠나. 내가 코치로 연륜과 경력을 쌓는 만큼 같이 성장해 오신 거니까.”

사진 이순득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Q. 동호인 레슨 하면서도 공부하나
“당연히 공부해야 하고, 레슨 하면서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다. 내가 알고 있는 거를 어떻게 설명해야 이 사람이 따라올 수 있을지 연구한다. 코치들도 서로 스텝이 다르니까 공유하면서 연구하고 그런다. 스타일이 계속 변하니까 국가대표 선수들 스텝도 보고 그런다. 나는 유튜브에서 하는 레슨을 보지 말라고 한다. 서로 가르치는 방법이 다르니까 헷갈린다. 잘 못 배우면 다시 가르쳐야 하니까. 그래서 그냥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한다.”

Q. 배드민턴 한 걸 만족하나
“배드민턴 하길 잘했고, 천만다행이 생각한다. 배드민턴 안 했으면 공부하고 시집가서 평범하게 살았을 거 같다. 배드민턴 해서 대우받는 것도 많고, 완전히 만족한다.”

Q. 앞으로 계획은
“바라는 건 없다. 나이가 있으니 레슨은 조금씩 줄이고 배드민턴 관련 사업에 대해 배우고 싶다.”

Q. 다음 달부터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데 각오 한마디
“예전에는 원포인트 레슨 하자고 하면 이걸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다. 사진 찍는 것도 어색하고 그래서.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많이 하는 걸 보면서 이런 걸 왜 빨리 안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젊고 잘했을 때 해야 하는데 아쉽다. 제 머릿속에는 정리가 다 돼 있으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들 배드민턴 매거진을 통해서 알려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이순득 코치 프로필
부산내성초등학교-부곡여자중학교-학산여자고등학교-한국체육대학교-대교눈높이-김천시청
한국체육대학교 석사 졸업
성라클럽, 삼송클럽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사진 이순득 코치

 

<이 기사는 배드민턴 매거진 2020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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