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동구 일자산 제1체육관이자 배드민턴 전용체육관에서 오전에 운동하는 강동클럽. 많지 않은 인연과 평균 연령이 타 클럽에 비해 높음에도 실력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한 웃음이 끊이지 않아 코로나 19 바이러스 강풍에도 끄떡없이 체육관을 지키고 있는 강동클럽 회원들을 만났다.

일자산의 맑은 정기 마시며 건강 지키는 서울 강동구 강동클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강동클럽 회원들
사진 강동클럽 회원들

자발적인 참여로 화기애애한 클럽

강동클럽은 2007년 서울시 강동구 일자산 자락에 일자산 제1체육관이 개관하면서 창립했다. 일자산 제1체육관은 8면 코트의 배드민턴 전용구장으로 강동구 배드민턴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강동클럽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 4일 운동한다. 배드민턴 전용체육관이니 매일 운동하고 싶다면 따로 나와서 하면 된다.

오전에 운동하는 클럽이다 보니 70여 명의 회원 대부분이 40대부터 60대다. 한창 일할 시간이라 젊은 층이 없다는 게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또 오전이다 보니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클럽 분위기가 늘 화기애애하다.

역시 시간 때문에 남자는 경찰이나 소방관, 학원 선생, 자영업 등 평일 오전에 시간을 낼 수 있는 계층이고, 여자는 주부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주말을 이용해 20, 30대가 가세하기도 한다. 주차장이 협소해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 때문에 신규 회원 확보를 위해 어떻게든 주차장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다.

강동구에 25개 클럽이 있는데 강동클럽은 대회에 나가면 3위 안에 들 정도로 괜찮은 성적을 올린다. 타 클럽에 비해 실력이 좋다는 얘기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코트가 8개라 마음껏 운동할 수 있다는 것도 실력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조영행 회장은 “클럽 고문님들이 레슨도 해주고, 코치님이 개인적으로 레슨도 해주니까 회원들 실력이 좋고, 우리 클럽에 고수들이 많은 편입니다. 오전에 활기차고 건강하게 웃으며 운동하니 실력이 덩달아 좋아질 수밖에 없죠. 맑은 공기 마시면서 즐겁게 운동하고 싶다면 강동클럽을 찾아 달라”며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행 회장

사진 강동클럽 조영행 회장
사진 강동클럽 조영행 회장

조영행 회장은 강동클럽이 생기기 전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체육관이 개관하면서 강동클럽 가족이 됐다.
“직장 동료들이 배드민턴을 하고 있었고 저는 좀 늦게 시작했는데 그게 벌써 15년 전이네요. 운동을 좋아하는데 땀 많이 나고,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운동이라 너무 좋아요.”

조영행 회장은 경찰이다.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때가 많다 보니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였다. 그래서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동료들의 권유로 배드민턴을 만났다. 배드민턴을 안 하는 날에는 헬스로 근력을 강화한다. 배드민턴을 매일 하지 않는 걸 활용해 근력운동을 해주니 더 효과적으로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배드민턴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는 셈이다.

“100kg이 넘었는데 배드민턴 덕에 20kg을 감량했어요. 이게 마약같이 자꾸 하게 만들어요. 운동도 좋지만 많은 사람을 알게 되다 보니 그 사람들 보러 오게 돼요. 사람들하고 즐겁게 운동하다 보니 늘 클럽에 오는 시간이 기다려져요.”
조영행 회장은 4년 전에 클럽 회장을 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회장을 맡았다. 회원이 많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회원들 요구에 별수 없이 수락했다.

조영행 회장이 맡았던 4년 전에 강동클럽이 강동구청장기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60여 명의 회원이 똘똘 뭉쳐 일궈낸 기적 같은 결과이기에 자부심과 기쁨이 배가됐다. 조영행 회장은 물론이고 회원들도 그때의 분위기를 잊지 못했다. 때문에 ‘어게인 조영행 회장’을 선택한 것이다.

“신입회원들 특히 젊은 친구들이 좀 오면 좋겠어요. 실력이건, 인성이건 강동구에서 최고 클럽이 되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배려하고 즐겁게 운동해야겠죠? 지금도 잘들 하고 계시지만 더 관심을 두고 클럽 일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죽 오래오래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김석용 총무

사진 김석용 강동클럽 총무
사진 김석용 강동클럽 총무

김석용 총무도 8년 전에 총무를 했었다. 활기찬 강동클럽을 위해 조영행 회장과 함께 2020년을 책임지기로 했다.
김석용 총무는 강동클럽이 생기면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좋은 운동이라는 직장 동료의 권유에도 약수터 배드민턴을 생각하고 거절하기도 했었다.

“너무 좋아요. 저도 이거 시작하고 20kg 정도 빠졌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하고 싶고, 안 하면 짜증 나고 그래요. 좀 과격해서 부상 위험도 있지만, 스트레스 풀어주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김석용 총무 역시 4년 전 우승을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우승해 보자고 작정하고 모두 하나 되어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인원이나 연령 분포로 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기적을 일궈낸 순간이었다.

“다시 한번 우승할 수 있다면 좋겠죠. 그 기적이 또 이뤄질까 싶은데 일단은 인원이 좀 더 늘고 다들 아프지 않게 70대까지 운동하면 좋겠어요. 앞에서 고생하는 집행부를 잘 따라주면 좋겠고 올 한해 뭔가 특별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희연 재무

사진 박희연 강동클럽 재무
사진 박희연 강동클럽 재무

처음으로 클럽 임원을 맡게 된 박희연 재무. 책임감 때문에 중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분위기 좋은 클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희연 재무는 배드민턴 입문 9년 차다.

“남편이 살이 쪄서 운동을 시켜야겠다는 생각했어요. 마침 집 앞에 용품 가게가 있어서 강동클럽을 추천받았는데 뭔 레슨을 받는다고 하더니 갔다 오면 끙끙거려요. 6개월쯤 지나서 따라와 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배드민턴이랑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박희연 재무는 1년 정도 레슨을 받고 클럽 가입도 안 하고 따로 운동했다. 그러다 보니 실력도 늘지 않고 어설픈 면이 있어 라켓 잡고 6년 만에 강동클럽 일원이 됐다. 처음에는 일 때문에 주말에만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 잠깐 사무실을 빠져나올 정도로 빠져들었다. 다행히 올해부터 여유가 생겨 임원도 맡게 된 만큼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할 계획이다.

“몇 년 전에 일하다 좋지 않은 일이 있었어요. 그때 남편이 저녁이면 무작정 절 끌고 올라왔어요. 그 생각 못 하게 하려고 배드민턴을 시킨 거죠. 그 덕에 그 힘든 시기를 잘 버텼어요. 그 일 때문에 병원을 오래 다닌 사람도 있었거든요.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사람들 만나 운동하고 수다 떨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돼 이제는 길에서 함부로 입 벌리고 하품도 못 할 정도에요.”

박희연 재무는 이 좋은 운동을 늦게 한 게 후회돼 막내딸에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라켓을 들려줬다. 그랬더니 지금은 20대 에이급으로 성장했다. 친구들하고 어울려 술 마시는 거보다 같이 운동하고 밥 먹으며 건전하게 커 준 딸을 보며 자녀와 함께 운동하라고 권했다.

“회원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젊은 친구들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클럽에 못 오더라도 밴드에서 인사말 한마디라도 남기며 함께 호응해주고 그러면 좋겠어요. 사정이 있겠지만 가능하면 체육관에서 더 자주 보자고요.”

<이 기사는 배드민턴 매거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