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달라진 것 중 하나로 세계랭킹을 꼽을 수 있다. 2019년 1월 2일자 세계랭킹을 보면 대한민국은 톱 10에 2팀만 올라있다. 남자단식 손완호가 5위,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 조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에 손완호와 이소희-신승찬(인천국제공항) 조 그리고 당시 랭킹 11위인 여자단식의 성지현(인천국제공항) 정도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24일자 세계랭킹에는 대한민국이 톱 10에 다섯 팀이 올랐다. 여기에 톱 10 진입을 노리는 팀이 네 팀이 있을 정도니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남자단식을 제외하고 4종목이 골고루 톱 10에 올랐다는 게 고무적이다.
남자단식은 손완호가 봄철종별선수권대회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면서 7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하는 바람에 현재는 54위로 곤두박질 친 상황이다. 여기에 41위 허광희(국군체육부대)와 49위 이동근(MG새마을금고)이 좀체 랭킹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손완호는 10월 말에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언제쯤 손완호가 예전의 기량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여자단식은 최연소 국가대표인 안세영(광주체고)이 불과 2년 만에 세계랭킹 9위까지 뛰어오르며 그야말로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선수로 성장했다. 올해 초 안세영의 랭킹이 99위였으니 90계단이나 뛰어오른 셈이다. 특히 안세영은 타이쯔잉(대만), 캐롤리나 마린(스페인), 아카네 야마구치(일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격파하며 무서운 기세를 이어왔다.
안세영은 올해 우리 선수들 중에는 가장 많은 5개 대회의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김가은(삼성전기)의 상승세도 고무적이다. 김가은은 올해 초 46위에서 현재 18위까지 올라섰다. 다만 그동안 대한민국 여자단식을 책임져 온 성지현이 랭킹 11위에서 12위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아쉽다.
남자복식은 한때 대한민국 배드민턴을 이끌었던 종목으로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자존심으로 불렸지만, 올해 초 강민혁-김원호(삼성전기) 조가 34위에 오른 게 가장 높은 랭킹이었다. 선배들의 은퇴 후 강력한 복식조가 나오지 않아 애가 타던 상황이었다.
올해 초 랭킹 52위였던 서승재(원광대)-최솔규(요넥스) 조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더니 현재는 랭킹 9위에 오르며 남자복식의 계보를 잇고 있다. 정체현상을 보이던 강민혁-김원호 조를 해체해 새로운 팀을 결성했지만, 강민혁(삼성전기)-김재환(인천국제공항) 조가 랭킹 38위, 김원호(삼성전기)-박경훈(국군체육부대) 조가 랭킹 51위로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자복식은 침체기에 대한민국 배드민턴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다. 강한 파워를 주무기로 올해 4개 대회를 석권한 김소영-공희용 조는 올해 초 랭킹 59위에서 현재 5위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꾸준히 톱 10에 올라있는 이소희-신승찬(인천국제공항) 조가 흔들림 없이 올 초와 같은 랭킹 6위를 유지했다.
또 올해 초 랭킹 16위였던 장예나-정경은(김천시청) 조를 해체하고 김혜린(인천국제공항)-장예나(김천시청) 조와 백하나(MG새마을금고)-정경은(김천시청) 조로 새롭게 구성해 성공을 거두면서 여자복식 네 팀이 톱 10 진입을 앞둔 상태다. 김혜린-장예나 조가 랭킹 11위, 백하나-정경은 조가 12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혼합복식은 서승재(원광대)-채유정(삼성전기) 조 외에는 이렇다 할 팀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서승재-채유정 조가 올해 조 랭킹 19위에서 7위로 뛰어오르며 선전했다. 뒤를 잇는 팀도 보이지 않지만, 새로운 혼합복식 팀을 발굴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 올림픽 포인트가 시작되면서 서승재-채유정 조에 올인 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