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그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강원도 평창군. 봉평초등학교가 한때는 전국을 주름잡을 정도로 배드민턴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오픈대회가 없는 오랜 숙원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평창군협회를 찾았다.

오픈대회 개최로 배드민턴 활성화를 꿈꾸는 평창군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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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평창군배드민턴협회 임원들

30여 년의 역사에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공존하는 평창

강원도 평창군은 태백산맥 중앙에 위치한 고지대다. 1개 읍과 7개 면으로 이뤄져 있고, 2018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며 세계에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평창군의 배드민턴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0여 년 전에 세 개 초등학교에서 전문체육이 시작됐고, 이 초등학교 배드민턴부는 6, 7년 정도 유지되다 사라졌다. 하지만 이때 활동했던 선수들이 어른이 되면서 생활체육으로 배드민턴을 계속 이어와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평창군에는 9개 클럽이 있고 동호인은 450여 명이다. 또 봉평초등학교와 봉평중학교에 배드민턴부가 있어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봉평초등학교는 한때 전국대회를 휩쓸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강원도 18개 시군에서 배드민턴으로 이렇게 이름을 알린 곳도 드물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강원도 18개 시군에서 유일하게 생활체육 오픈대회가 없는 곳이 평창군이다.
 
“지난 9월에 양구군이 첫 오픈대회를 치르면서 이제 유일하게 강원도에서 오픈대회가 없는 곳이 돼 버렸어요. 물론 가을철초등배드민턴선수권대회를 치르긴 했지만, 선수들 대회라는 인식이 있거든요. 오픈대회를 치르면 생활체육이기 때문에 동호인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텐데 아쉬워요.”
 
오민수 평창군배드민턴협회장은 오픈대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지금은 외부대회에 나가기만 하지만 오픈대회를 개최하면 타 시군의 동호인이 평창군을 다녀가면서 더욱 교류도 활발해지고, 또 평창군 배드민턴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년에 첫 대회 개최를 목표로 현재 평창군청 교육체육과와 예산을 논의 중인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협회 시스템 변화로 배드민턴 활성화 꾀해야
 
평창군배드민턴협회는 독특하게 9개 클럽이 돌아가면서 협회를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한 클럽에서 회장부터 임원까지 맡아 임기를 마치면 다음 클럽이 모든 걸 이어받는 구조다. 현재는 새나클럽이 협회의 주축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건 있지만 발전이 더딘 면도 없지 않다. 강원도 18개 시군에서 유일하게 오픈대회가 없는 것도 이런 시스템이 작용한 면도 없지 않다.
 
“현재 평창군에서는 3월에 협회장기대회와 군민의 날 행사 때 열리는 읍면 대항전, 그리고 12월에 군수배대회까지 세 개 대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 각종 오픈대회에 출전하지만, 참가 인원이 적다 보니 열정에 비해 상위권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인데, 다른 시도나 시군처럼 이제 협회장을 선출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누군가 앞장서서 책임지고 한다면 배드민턴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오민수 협회장은 어쩔 수 없이 떠맡는 협회장보다는 의지가 있는 협회장을 선출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오픈대회 개최뿐만 아니라 군 행사 때마다 군민체육관을 사용할 수 없어 클럽 활동을 못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전용관건립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회가 많지 않고 큰 대회가 없다 보니 임원이 많이 없어도 가능했거든요. 하지만 앞으로 오픈대회도 준비하고, 또 협회 위상을 위해서나, 타 시군, 전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협회가 되기 위해서는 회장 선출 등 협회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민수 협회장
 
사진 오민수 평창군배드민턴협회 회장

작년에 새나클럽 차례가 되면서 평창군 배드민턴을 책임지고 있는 오민수 협회장은 이제 배드민턴 입문 6년 차다. 2016년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부회장을 역임했고, 작년에 협회장에 취임했다.

“임기 동안 오픈대회를 꼭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는데 아쉽게 제 임기 내에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꼭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군하고 협의 중이니까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생활체육이니까 클럽 회장단하고 교류하면서 동호인과 즐기는 게 목표였는데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이룬 거 같네요.”
이제 임기가 2개월여 남은 오민수 협회장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아쉬움을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120kg에 달하는 몸무게 때문에 배드민턴을 시작한 오민수 협회장은 6개월 만에 30kg을 감량했다. 잠시 쉬는 틈에 요요현상이 와 꾸준히 치면서 80kg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오 회장은 “체력하고 몸 관리에 효자”라며 배드민턴을 최고의 운동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즐기며 체력관리에만 신경 쓰다 보니 평생 E급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단다. 오 회장은 현재까지 레슨을 받지 않고 눈으로 익혀 실력을 쌓고 있는데 레슨 한 달 받은 초등학생한테 졌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거에 만족한다며 배드민턴 예찬을 늘어놓았다.

“배드민턴의 최고의 꽃은 친화력 아닌가 싶어요. 전국 어느 체육관이나 가방 하나 메고 가면 다 반겨주고 게임을 할 수 있잖아요. 다양한 사람들하고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친화력이 최고인거 같아요.”

오민수 협회장은 이제 마지막 남은 군수배대회에 많이들 출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뿐만 아니라 강원도지사기나 강원도협회장기, 도민체전 등은 평창군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대회이니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부담보다는 동호인들과 즐겁게 즐기고 온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협회장이 끝나더라도 평창군협회가 잘 돌아가게 서포터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몸 관리해서 회원들하고 행복하게 지내야죠. 우리 평창군 배드민턴 동호인들도 겨울에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몸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이연진 경기이사
 
사진 이연진 평창군배드민턴협회 경기이사

이연진 경기이사는 새나클럽에서 회장을 역임하고 역시 작년부터 협회 임원을 맡게 됐다. 올해로 배드민턴 구력은 10년 차다.

“군에 장교로 근무하면서 테니스를 했어요. 그러다 전출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배드민턴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 엄청난 도움이 됐어요. 군인은 전출을 많이 가는데 배드민턴 때문에 맺은 인맥 때문에 혜택을 많이 봤거든요. 현재하는 사업도 같이 운동하면서 알게 된 분들에게 코치를 받고 전역 후에 고향인 평창에 와서 시작했으니까 저에겐 배드민턴이 고마운 선물이죠.”

이연진 경기이사에게는 배드민턴이 건강만 챙겨준 게 아니라 인생까지 설계해준 고마운 운동이다. 그래서 일 때문에 매일은 못하지만 주 2, 3회는 빠지지 않고 체육관을 찾는다.

이연진 경기이사는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하늘에서부터 바닷속까지 운동이란 운동은 다 해봤다. 그런 이연진 경기이사가 꼽는 배드민턴의 매력은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도 있지만, 스매시했을 때의 타구 음과 드롭을 놓았을 때의 스릴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래서 4년 전부터 아내랑 함께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아내가 몸이 약해서 운동을 못 했어요. 그래서 제가 운동하고 저녁에 늦게 가면 혼나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내가 나보다 더 열성적으로 대회에도 나가고 그래요. 초창기에 혼복에 같이 나갔는데 급수도 차이 나고 해서 잘 안 맞아서 잔소리도 좀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동안 같ㅇ이 안 나갔는데 이제는 아내 실력도 많이 올라와서 오픈대회 출전을 목표로 연습하고 있거든요. 아내랑 같이 좋은 성적을 꼭 한번 내보고 싶네요.”
 
이미영 부회장
 
사진 이미영 평창군배드민턴협회 부회장

이미영 부회장은 테니스를 30년 정도 할 정도로 테니스에 열성적이었다. 그러다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해보고 그만 매력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이제 입문 2년 남짓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그 사이 평창군 B급까지 오른 실력자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라켓이 테니스에 비해 가벼워서 그런지 좀 빨리 늘었어요. 대화클럽에서 운동하는데 회원은 50여 명으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해요. 일요일에 점심까지 해 먹으며 매일 운동 하는 열성적인 클럽이에요.”

열성적인 클럽에 열성적인 회원이니 시너지 효과가 없을 수 있겠는가. 30년 동안 다져온 운동신경으로 지난 2년 동안 이렇게 매일 운동을 했으니 B급이 가능했던 셈이다. 여기에 악바리 근성도 한몫했다. 첫 대회 나가기 전날 발을 삐었는데, 그 발을 하고 대회에 나가 우승을 했다는 거 아닌가.

배드민턴을 하면 일단 신난다는 이미영 부회장은 작은 코트 안에서 최대한 쓸 수 있는 체력을 다 쓸 수 있어 좋단다. 그만큼 배드민턴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과 어울리고 화합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특별히 아쉬운 게 없을 정도로 배드민턴 할 때가 제일 행복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실력을 한 단계 더 올려야죠. 우선은 전국 B급을 목표로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다들 다치지 말고 같이 재미있게 즐기자고요.”
 
사진 안진하 평창군배드민턴협회 사무장

<배드민턴 뉴스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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