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로 모든 코트 비디오판독 시스템 도입한 배드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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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9 밀양 원천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의 비디오판독을 위해 모든 코트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가끔 국제대회를 보다보면 선수들이 손을 번쩍 들어올린다. 심판의 판정과 자신의 생각이 다르니 비디오판독(Challange)을 요청하는 표시다. 국제대회에서는 당연한 일이 됐기에 선수들이 손을 들고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데 심판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디오판독은 1코트에서만 가능하고 나머지 코트는 여전히 심판의 판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1코트에만 가능한 일이지만 그나마도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장비와 인력이 필요한 시스템이기에 이를 따라 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27일부터 경상남도 밀양시 밀양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9 밀양 원천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의 모든 코트에서 비디오판독(19세 이하 경기는 세계배드민턴연맹과 아시아배드민턴연맹 규정에 따라 제외하고 13세 이하, 15세 이하, 17세 이하 경기는 모두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순수 국내 기술진인 오마이플레이(대표 김건택, 강재웅)가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게임이 진행되는 모든 코트에서 선수가 요청하면 바로 비디오판독으로 인과 아웃을 판정해주는 것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도 하지 못하는 일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올해 초부터 도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세계 최초로 모든 코트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게임 중 종종 발생하는 판정 시비가 완전 사라졌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다보니 선수나 지도자, 심판 모두 만족하면서 국제대회에서는 이번 주니어대회에서 처음 도입했다. 외국 지도자들 역시 편파 판정에 대한 불안함을 없애게 돼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다.

“우리가 오마이플레이하고 2년 전부터 함께 준비를 했고, 작년에 테스트를 거쳐 올해 국내 대회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오마이플레이가 컴퓨터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서 우리가 아이템을 주면 그쪽에서 개발해 같이 실행해 보고 도입하고 있다. 관중들이 전광판에서 점수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도 그렇고 지금도 여러 가지를 함께 개발하는 중이다.”
 
사진 세계 최초로 모든 코트 비디오판독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국가대표 감독할 때부터 비디오판독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어느 나라를 가든 편파 판정이 심했기에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마침 테니스에서 비디오판독 하는 걸 보고 배드민턴에도 도입하고자 스포츠과학 연구원들과 상의를 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오마이플레이를 만나면서 이를 실현하게 된 것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이미 이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갖춰 국제대회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비용과 인력 문제 때문에 1개 코트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제 비용 때문에 미루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란 게 김중수 부회장의 생각이다. 밀양 주니어대회에 참가한 해외 지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게 그 이유이다. 여전히 편파 판정으로 인한 불만이 있는 만큼 이들의 입을 통해 모든 코트의 비디오판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역시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앞으로 국내대회는 모두 비디오판독이 도입될 확률이 높다. 특히 초등연맹, 중고연맹, 대학연맹, 실업연맹 관계자들이 이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판정시비가 사라지면서 지도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을 자꾸 활용하다보면 이게 또 발전해서 더 좋은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지금도 인 아웃 판정이 전광판에 보여 질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중이다. 스포츠에 IT기술을 접목해서 경기 운영이나, 선수, 지도자, 심판, 진행 등이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그 이상 바랄게 없을 것이다.”

경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 이 시스템에 도달하기 위해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고, 이런 기술적인 개발 역시 그중 하나이기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고 땀 흘렸는데 정당한 판정이 이뤄지지 못했을 때 그건 1점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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