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팔색조 능력자인 전국 클럽 모든 총무의 노고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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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옥천클럽 회원들,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옥천클럽 회원들, 배드민턴 뉴스 DB

어느 조직이나 그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5명이든 50명이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조직이 오래 지속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도 쉽지 않은 게 사람들의 모임이잖아요. 특히 강압적인 통제가 통하지 않는 생활체육은 더 그렇죠.

배드민턴을 처음 시작하면 클럽에 가입하게 되는데요, 보통 클럽하면 40명 이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몇몇의 임원이 있기 마련이죠. 당연히 회장이 클럽을 대표하는데 클럽 운영은 사실상 총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봐야죠. 고생고생해서 회장까지 됐는데 바닥 청소하고, 혼자 놀기 심심하다고 회원들에게 빨리 나오라고 닦달하기 그렇잖아요. 회장님 먼저 나와 기다리시니 빨리 나오라고 재촉해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처음 라켓을 잡은 사람들은 내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데 웬 임원인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해보시면 알겁니다. 임원이 클럽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그 중에서도 총무는 클럽의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하는, 그야말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홍반장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마당쇠이자 이벤트 기획자이고, 친화력과 추진력이 짱인 사람들이 바로 클럽 총무죠. 그러다보니 총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클럽 분위기가 좌지우지되기도 합니다. 회장을 보필한다는 명분아래 실무를 총괄하고, 회원들하고 스킨십도 많이 하고, 애경사도 함께 논하고 그러다보니 회원을 휘어잡을 수 있는 위치잖아요. 그러니 총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클럽 분위기가 바뀔 수밖에 없겠죠?

사람들하고 부딪쳐 설득하고, 강압적으로 해봤다가 안 되면 또 애걸하고 그러면서 일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이 총무입니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다 큰 어른들 끌고 가기 쉽지 않다는 거 다 아시잖아요. 아마 쑥맥 같은 사람도 클럽 총무 1년하고 나면 앞에 나서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겁니다. 그만큼 얼굴에 철판도 좀 깔리고 사람대하는 법도 알게 되면서 자신감도 붙는 거죠. 100명 가까운 회원들하고 문자하고, 대내외 대소사 챙기다보면 정작 본인 일은 신경 못 쓰는 경우가 많은 바쁜 존재들이 바로 총무인데, 그런 총무를 왜 하냐구요? 그래서 요즘은 총무는 물론이고 클럽 임원을 안 하려고 들 한다죠. 그러지 맙시다. 그동안 임원들 덕에 편하게 운동하고 지냈잖아요.

왜 힘든 자리인줄 알면서 총무를 맡게 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누군가는 해야 할 자리이고, 또 그동안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헌신한 만큼 자신도 클럽을 위해, 선후배를 위해 헌신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들 해요. 뭐 밀려서 마지못해 하면서 말을 그럴싸하게 하는 측면도 있지만 어차피 하는 거 이렇게 생각하면 좋잖아요. 그러니까 그동안 받았던 거에 대한 보답인거죠. 1년 후에는 또 다른 총무의 도움을 받을 테니까요. 클럽이 대를 이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건 총무를 비롯한 여러 임원들의 대를 잇는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죠.

클럽은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만큼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죠. 때문에 얘기치 못한 갈등을 빚을 때보면 클럽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다를 게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이때 총무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거죠. 이 갈등을 어떻게 단합과 화합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클럽의 운명이 결정되는 경우도 왕왕 있잖아요. 또 때로는 총무의 욕심이 지나쳐 클럽이 반으로 갈리는 경우도 있고요.

흔히들 회장은 돈쓰고 욕먹는 자리라고 하고, 총무는 잘해도 욕먹는 자리라고들 해요. 그렇다면 욕먹지 않는 방법 없을까요? 회장이랑 총무가 더 열심히 하면 될까요? 글쎄요, 저는 클럽 내에서도 적당한 권한과 역할을 분산하는 게 오히려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야 돼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견제가 되거든요.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와주는 것, 그게 바로 총무가 욕을 안 먹는 길입니다. 열심히 도와주다보면 얼마나 노력하고 봉사하는지를 알게 되거든요.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면서 욕할 순 없잖아요.

특히 총무는 매일 하는 일이 많잖아요. 해도 해도 표 안 나는 집안일처럼. 그런 총무에게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수고 했어”, “고생 했어” 라고 해줘보세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총무의 스마일 미소가 클럽의 화합의 징표라 할 수 있겠죠? 총무의 노고를 알아주고 조금씩만 더 도와줘 보세요. 아마 우리 회원들이랑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고 즐겁게 운동하며 지낼 수 있을지 연구하느라 총무 머리에서 지진 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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