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로 거듭난 100년 전통의 스포츠 명가 가와사키
중국 브랜드로 거듭난 100년 전통의 스포츠 명가 가와사키
  • 김용필 기자
  • 승인 2019.10.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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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내 가와사키 총판을 맡고 있는 트로프스 김임태 대표
사진 국내 가와사키 총판을 맡고 있는 트로프스 김임태 대표

1915년 일본 가와사키에 설립된 용품 제조회사, 2002년 중국 왕송화 대표가 인수하며 중국 브랜드로 거듭나 스포츠용품 전문브랜드로 발돋움. 10월에 중국 각 성의 대표와 세계 에이전트에서 선발한 동호인 팀을 초청해 ‘왕의쟁탈전’ 갖는다.

100년 역사의 가와사키 2002년 중국 추안키스포츠가 인수
 
가와사키 브랜드는 1915년에 가와사키 타로란 회사로 출발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다. 1963년에 라켓 제조공장을 설립했고, 1972년에는 한국에 가와사키 라켓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1973년에 세계 최초로 카본 테니스 라켓을 개발하는 등 업계를 선도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1980년대로 접어들어 테니스와 배드민턴의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이에 대응하지 못한 가와사키는 점점 쇠퇴의 길로 접어든다.

현재 가와사키의 국내 총판을 책임지고 있는 트로프스의 김임태 대표는 “동대문운동장에서 삼성스포츠를 오래 했는데 어느 날부터 가와사키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와사키의 우수성을 아니까 좀 아쉬웠다. 이때부터 가와사키가 좀 안 좋은 상황이었던 거 같다”라며 가와사키가 시장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시장에서 사라진 가와사키는 2002년 중국의 왕송화 대표가 인수하면서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왕송화 대표는 2002년에 중국 심천에 추안키(Chuanqi 가와사키의 중국 발음)스포츠를 설립하고 가와사키 브랜드 상품권을 인수했다. 그리고 OEM 방식이 아닌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가와사키가 중국 브랜드로 거듭난 것이다.

추안키스포츠는 2009년에 기술개발을 위해 리마오 감독을 영입해 기술에 대한 자문을 받고, KBC 팀을 창설해 가와사키 전문선수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리마오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우리나라 국가대표 코치로도 활약했으며, 최근에 중국 대표 팀 코치로 발탁됐다.
 
“중국에서는 인기가 대단해요. 수주회를 하면 리마오 감독이랑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중국 대리점 대표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예요.”
 
김임태 대표는 리마오 감독이 중국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설명했다. 가와사키는 이렇게 리마오 감독의 지도로 KBC 팀에서 프로선수를 양성해 국제대회에 내보내고 있다. 또 리마오 감독은 직접 제작에 참여해 ‘마오 18Ⅱ’를 출시하는 등 가와사키 제품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

추안키스포츠는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생산 및 연구 개발 시설을 갖추고 배드민턴 라켓, 테니스 라켓, 신발, 셔틀콕, 가방, 의류 기타 토탈 스포츠용품 리딩 컴퍼니로써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추안키스포츠는 2016년에는 2016년 슈퍼 배드민턴 히어로 대회를 개최했으며, 오는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동안 중국 심천에서 열리는 수주회에서 각 나라의 에이전트가 선발한 팀들이 벌이는 ‘왕의쟁탈전’대회를 열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되는데 중국 각 성의 대표 팀하고 세계 각국의 에이전트에서 선발한 15팀이 단체전(남복-혼복-남단)으로 경기를 할 예정이다. 저희도 5명을 선발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데 초청 대회다 보니 참가 선수들의 항공권과 숙식 모두를 추안키스포츠에서 지원해준다. 가와사키가 글로벌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서 이 대회를 앞으로 계속 이어갈 거 같다. 우리도 우승을 목표로 가지만 중국이 아마추어라도 굉장한 수준의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토너먼트로 열리는데 1위는 3만 위안(한화 500만 원 정도), 2위는 2만 위안, 3위는 1만 위안의 상금이 지급된다.”
 
트로프스 이청규 상무는 추안키스포츠가 그동안 중국 내 시장 안정화에 공을 들여왔다면 ‘왕의쟁탈전’은 세계에 가와사키가 중국 브랜드라는 걸 알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와사키의 명맥을 이어온 트로프스 김임태 대표
 
사진 국내에서 고집스럽게 가와사키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트로프스 김임태 대표
사진 국내에서 고집스럽게 가와사키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트로프스 김임태 대표

㈜트로프스의 김임태 대표는 40여 년 전에 스포츠전문 대리점을 운영하며 가와사키를 만났다. 동대문운동장에서 삼성스포츠를 운영하며 가와사키 브랜드의 전성기와 쇠퇴기를 함께 했다.

“1986 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때문에 배드민턴 붐이 일었고 배드민턴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가와사키가 점점 자취를 감췄다. 뛰어난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그만큼 이쪽에 신경을 덜 썼던 거 같다.”

가와사키는 그렇게 잊혀졌다. 완전히 사라진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중국에서 열린 스포츠 박람회에서 가와사키 부스를 발견한 김임태 대표는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다짜고짜 한국 총판 얘기를 꺼냈다. 마침 담당자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어서 일이 쉽게 성사될지 알았는데 확답을 받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당시에 중국 내에서의 판권만 확보한 거였다. 그러다 2002년에 왕송화 대표가 완전히 가와사키를 인수하면서 국내 총판을 위해 접촉했고,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 판매하게 됐다.”

이렇게 가와사키를 국내에서 수입,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김임태 대표는 또 하나의 고비와 맞닥뜨린다. 국내에 이미 가와사키 상표를 등록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소문 끝에 만났더니 상표 사용액을 요구하는 거였다.

“가와사키를 사용하려면 1년에 얼마를 내라는 거다. 그래서 할 수 없이 1년은 사용료를 지불했다. 그랬더니 왕송화 대표가 이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서 승소했다. 그래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와사키를 수입하게 됐다.”

김임태 대표와 트로프스 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가와사키는 그동안 국내에서 많은 대회를 후원하는 등 나름 자리를 잡아 왔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일본과의 무역마찰로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와사키란 이름 때문에 사람들이 일본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판매도 그렇고 대회 후원 입찰에 참여해도 일본 제품이라 곤란하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때마다 일본이 아닌 중국 브랜드라고 설명을 해보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김 대표는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가와사키는 중국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가와사키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가와사키배드민턴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마침 중국 본사에서도 내년부터는 ‘왕의쟁탈전’에 출전한 각국 대표를 선발하기 위한 대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임태 대표 역시 그동안 소극적인 방법으로 가와사키를 홍보해 왔다면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가와사키배드민턴대회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와사키를 알리는 대회인 만큼 최대한 풍성하게 준비해서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 중 선발해 ‘왕의쟁탈전’에 내보내 가와사키의 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도 가와사키를 일본 브랜드로 알고 있는 건 저희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가와사키는 중국 브랜드라는 걸 알아주시고 앞으로도 많이 애용해주시기 바란다.”
 
<배드민턴 매거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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