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육대회 재외동포부 우승을 차지한 김순임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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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순임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사진 김순임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재외동포부에서 배드민턴이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10개 나라의 재외동포 대표선수들이 참가했다. 10개 팀이 두 개 조로 나뉘어 리그전을 벌이고 각 조에서 1, 2위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올랐는데 미국 선수단이 정상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김순임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을 시상식이 끝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났다.

미주 한인 사회의 배드민턴 보급, 확대에 힘 쏟을 것
 
미국 선수들이 순조롭게 결승에 올라 뉴질랜드 선수들과 맞붙었는데 초반은 심상치 않았다. 양 팀 다 예선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승리를 거둬 일찌감치 결승에서 맞붙을 것이라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상대가 이처럼 강한 팀일 줄이야. 나름대로 미국에서 선발전을 거쳐 출전했는데 이대로 밀릴 순 없어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켜보니까 뉴질랜드 선수들이 잘하더라. 초반에 우리가 밀려서 여자선수에게 주지 말고 키 큰 남자 선수를 공략하라고 주문했는데 그게 먹혔다. 여자는 선수 출신이라더라. 결국 그렇게 해서 25:22로 역전해 우승했다. 게임은 잘 못 해도 보는 눈은 살아있나 보다.”

김순임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30년 넘게 배드민턴을 즐겨온 동호인으로 선수들을 지도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재외동포부 우승을 일궈냈다.

“오렌지카운티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선수 중 A급 선수들만 선발해서, 지난 6월 23일에 폐막한 제20회 시애틀 미주체육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여기서 우승한 선수들이 이번에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다.”
 
김순임 회장은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한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엄선한 선수들이 출전해 박빙의 승부 끝에 우승한 만큼 앞으로 더 강한 선수들을 선발해 참가할 계획이라며 활짝 웃었다.
 
사진 전국체육대회 재외동포부 우승을 차지한 미주 선수단
사진 전국체육대회 재외동포부 우승을 차지한 미주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전국체육대회에 재외동포들은 오래전부터 참가했지만, 배드민턴은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다 보니 관심도 못 받고 열악했다. 그런데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 배드민턴의 결과에 따라 미주 선수단 전체 성적의 향방이 좌우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미주체육회 단장이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 김 회장에게 돌아가면 앞으로 배드민턴 후원에 관심을 쏟겠다고 약속하며 금일봉을 전달할 정도였으니 확실히 배드민턴을 각인시킨 셈이다.

이제 대회가 끝났는데 내년 1월에 선수선발을 해서 더 강한 선수단을 구성하겠다고 할 정도로 김순임 회장은 배드민턴에 열성적이다. 1987년 미국에 이민 가 배드민턴을 시작했으니 무려 33년째 라켓을 잡고 있는 그야말로 미주 한인 배드민턴의 산증인이다.

“서울 명륜동에 살면서 삼청공원 뒤에서 똑딱 볼로 쳤고, 1987년에 미국에 이민 가서 배드민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때는 젊으니까 대회 나가면 잘 쳐서 라켓도 많이 탔는데 지금은 선수들 뒷바라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2년 임기인 오렌지카운티 배드민턴협회장을 9회 역임할 정도로 그동안 배드민턴 활성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사비를 들여가며 대회를 치르기도 하는 등 꾸준히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에 열린 시애틀 미주체육대회에서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회장배대회를 하는 등 오랫동안 배드민턴대회를 열면서 많은 사람에게 배드민턴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배드민턴이 너무 좋으니까 많이들 즐기면 좋겠더라. 배드민턴을 하면 안 늙는 거 같다. 어디 가서 매일 웃고 그러겠나. 하면 할수록 매력 있고 너무 좋다. 내가 좋아서 대회도 하고 그런 거다.”

김순임 회장은 지금도 일주일 내내 클럽과 교회 체육관을 오가며 배드민턴을 즐긴다. 김 회장의 배드민턴에 관한 열정이 식지 않는 이유는 배드민턴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회장은 한때 아이들에게 배드민턴을 알려주기 위해 무료 레슨을 해주기도 했다. 2008년과 2009년에 클럽 회장을 하며 신문 광고를 해 아이들을 모집했으니 대단한 열성이 아닐 수 없다.

“방학 때 가난한 아이들은 학원도 못 가고 집에만 있거든요. 그래서 목사님께 얘기해서 체육관을 무료로 개방해 주면 무료 레슨을 해주고 싶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내가 회장을 그만두니까 그게 사라졌다. 그게 제일 아쉽더라.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많이 하면 좋겠다. 운동하면 남에게 베풀 줄도 알고, 배려하는 걸 배운다. 중국 사람들은 많이 가르치는데, 한인 엄마들은 배드민턴을 잘 안 가르친다. 그게 아쉽다.”

김 회장은 그동안 성인들은 많이 활성화된 만큼 앞으로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사진 전국체육대회 재외동포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순임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7월에 열린 미국오픈에서는 협회 관계자와 클럽 회원 100여 명이 매일 체육관을 찾아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고,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는 등 한인 배드민턴 동호인을 하나로 끌어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생활체육 연합회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배드민턴 활성화에 의기투합하고 있는데 최근 LA체육회에서 뜻하지 않게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가 9월 14일에 대회를 한다고 공고를 하고 홍보를 다 했는데 갑자기 한 주일 앞서 7일에 대회를 해버린 거다. 체육인은 서로 상부상조해야 하는데 이런 모습은 아닌 거 같아 그쪽에 항의도 했다. 서로 도와가며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 회장은 배드민턴이 활성화 되다 보니 발생한 생각지 못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보면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상황을 경계했다.

김순임 회장은 앞으로 미주 배드민턴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 조직 및 시스템을 갖추는 등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며 새롭게 출발하는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비싼 건 아니더라도 같이 국수 삶아 먹으며 정이 있게 운동을 해 와서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정이 있는 협회, 우리 동포들이 믿고 의지하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재미대한체육회장님도 그렇고 젊은 사람들도 도와주겠다고 하니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규모가 커져서 사람들이 보면 부러워할 수 있는 그런 단체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싶고,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더 발전하는 미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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