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배드민턴협회, 다목적 체육관으로 더욱 활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배드민턴대회를 치러내며 전국에 이름을 알린 은평구 연합회. 북한산 정기를 받아 클럽 간의 화합과 소통을 밑거름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며 일취월장하는 은평구 배드민턴협회를 찾았다.

동호인 갈증 협회가 해결한다.
은평구는 서울특별시의 북서쪽 끝에 위치한 구이다. 북쪽으로 경기도 고양시와 접해 있고 동쪽으로 종로구와 서대문구가 남쪽으로 마포구가 있다. 북한산 자락에 있는 은평구는 중심에 불광천이 한강까지 흘러 공기가 좋다. 인구는 50여만 명으로 고양시였던 진관동이 2008년 은평구로 편입되고 그곳에 은평뉴타운이 건설되었다. 이 은평구 뉴타운 안에 은평구 다목적체육관이 세워지며 체육관 시설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은평구는 큰 체육관이 없어 대회를 치를라치면 여러 체육관을 사용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출전 팀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2개 코트가 나오는 다목적체육관이 건립되면서 이제는 700팀이 출전해도 바로 이웃해 있는 구민체육센터까지 이용하면 이틀이면 충분하다. 이 다목적체육관이 건립되면서 전용구장이 많은 고양시로 운동 다니던 동호인들도 더는 타지로 가지 않게 됐다.

은평구 연합회는 1982년 12월에 창립되었는데 체육 단체 통합에 따라 올해부터 연합회에서 배드민턴협회로 바뀌었다. 은평구에는 21개 클럽에 4000여 명의 동호인이 있다. 북한산 자락에 야외클럽이 있다 보니 아직 가입하지 않은 클럽도 7개 정도 된다. 4년 전 다목적체육관이 건립되면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고, 응암클럽이 사용하는 4개 코트의 백련실내배드민턴장이 은평구의 유일한 배드민턴전용구장이다.

그런 만큼 대부분 학교체육관을 이용하고 있는데 개방을 꺼리는 학교 측 때문에 애로사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사용료를 인하하고 전기요금이 내리면서 동호인들 부담이 준 것이 위안거리다. 학교체육관의 원활한 이용과 전용체육관 건립 추진은 여전히 은평구 협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서울특별시 25개 구군 중 상위권에 속하고 대회를 치르면 700팀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그 열악함 속에서도 은평구 협회는 집행부가 꾸려지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은평구를 널리 알리고, 배드민턴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대회를 열려는 것이다.

은평구는 협회장기와 구청장기 이렇게 대회를 두 개 치르는데 올해는 협회 출범을 기념하고 은평구를 알릴 겸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10월에 구파발이란 옛 지명을 딴 파발제를 하는데 이 기간에 맞춰 배드민턴대회를 계획 중이다.

양창진 회장
지난 1월 21일 17대 은평구 협회장 취임식을 한 양창진 회장은 서신클럽 소속이다. 서신클럽 회장을 2년 했고, 연합회 수석부회장 3년, 은평구 은배라는 모임 회장도 했다.

협회장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어울려 노는 것에 만족했던 양창진 회장은 주위에서 고생한 김에 조금 더 고생해 달라고 해 흔쾌히 수락했다. 봉사이기에 회장을 하면 돈 쓰면서 욕먹는 자리라고 주위에서 말하지만 양 회장은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해 온 회원들을 위한 봉사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편하다.

“같은 업종에 있던 선배가 배드민턴을 좋아해서 같이 해보자고 해서 13년 전에 시작했어요. 중독성 강해서 건강에는 진짜 좋아요. 몸이 힘들고 아파도 체육관에 안 가면 이상해요. 운동하면서 땀 흘리고 나면 아픈 것도 사라져요. 그래서 매일 할 수밖에 없어요.” 
양창진 회장은 살면서 이런 중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운동에도 중독되지만 사람에게도 중독되는 게 배드민턴이라고 덧붙였다.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어느 순간 그 사람들이 재산이 되고 건강이 덤으로 따라붙었다.

양 회장은 협회장이 되고 마음먹은 게 있다. 임기 내에 최대한 자주 클럽을 방문할 예정이다. 자주 방문해서 클럽 간 유대와 화합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학교체육관을 좀 더 원활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전용구장 갖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학교체육관 이용하는데 학교 측에서 안전문제로 계약을 꺼리는 편이에요. 저희는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은데, 학교 측은 전기료도 안 나온다고 난색을 보이거든요. 서울시와 교육부가 생활체육 배려 차원에서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학교체육관 이용에 어려움이 없게 우리 협회랑 같이 나서주면 좋겠어요.” 
양 회장은 21개 클럽이 학교체육관 이용하는 데 어려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클럽이 화합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협회의 힘이기 때문이다.

“동호인들보다 임원인 우리가 잘해야죠. 우리가 발품 팔아서 찾아가면서 더 열심히 해야죠. 찾아가는 서비스로 달라진 협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우규 사무장
3년 동안 은평구 연합회 살림을 도맡아 했던 이우규 사무장이 올해도 협회 살림을 책임지게 됐다. 12년 동안 은평구 연합회 경기이사를 했고, 서울시 경기이사도 2년간 맡는 등 봉사 경력이 만만치 않은 이우규 사무장은 배드민턴 입문 22년째다.

“스물일곱 살부터 시작했어요. 직장 상사가 맨 날 얘기해서 마지못해 갔다가 매력에 푹 빠져서 오늘까지 왔어요. 원래 축구선수 출신인데 배드민턴을 알고부터는 축구를 접고 여기에 빠져들었으니 배드민턴이 제 인생의 전환기라고 봐야죠.” 
이우규 사무장은 자신이 좋아 딸에게도 배드민턴을 권해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주니어대표인 이은지가 딸인데 ‘스타킹’에 배드민턴 신동으로 출연했고, ‘우리동네 예체능’에도, 스포츠뉴스에도 나온 유명인이다. 워낙 운동신경이 특출나 주위에서 운동을 시키라고 할 정도였다. 축구나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걸 설득해 배드민턴장으로 이끈 게 이우규 사무장이다.

69 닭띠 모임도 만들어 전국 어디에 가도 친구가 있을 정도로 배드민턴에 관한 한 활동적인 이우규 사무장. 배드민턴 하면서 네 번이나 부상을 입었는데도 포기하지 못하는 걸 보면 미쳤다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손바닥 인대가 끊어져 새끼손가락이 굽어지지 않아 손가락 세 개로 치면서도 끊을 수 없다니 더 말해 뭐하겠는가.

그런 이우규 사무장이 지난 22년의 세월 중 꼽는 최고의 순간은 30대 B급에서 우승해 A급으로 승급했을 때다. 생활체육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바랄 게 있을까 싶은데 이 사무장은 엘리트 팀에 대한 꿈이 있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딸을 비롯해 은평구에 배드민턴 선수가 몇 있는데 모두 다른 구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했기에 팀 창단을 구청에 건의도 했다. 이우규 사무장은 지역마다 엘리트 교육을 지원해서 타 구로 진학하는 어려움이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딸이 국가대표가 돼 국위선양을 했으면 좋겠고, 이제 협회로 출발했으니 더 노력해야죠. 모든 동호인을 포용하고 중간 입장에서 잘 조율해 더 발전하는 은평구 협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준 명예 회장
이상준 명예 회장은 두리클럽 회장 3년, 청년부 회장과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2014~2016년까지 은평구 연합회장을 역임했다. 배드민턴 입문 9년 차인데 9년 내내 클럽에서부터 연합회까지 임원을 이어왔다.

가족의 권유로 배드민턴 라켓을 잡게 된 이상준 명예 회장은 회원들하고 어울려 놀고, 운동 끝나고 술 한 잔으로 더 깊이 알아가며 화합하는 모습이 좋아 오늘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아내도 이 회장의 권유로 6년 전 배드민턴에 입문시켰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어 가정생활에 소홀해지는 면이 있지만, 그동안 못했던 얘기도 많이 하면서 부부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등 좋은 면이 더 많았다.

“건강해지잖아요. 저만 건강해지면 안 되죠. 아내랑 같이 건강해져야 진짜 건강해지는 거죠. 전에는 혈압도 높고, 체중도 많이 나갔는데 배드민턴 하고는 그게 정상이 됐어요. 혈압 때문에 술 마시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운동 끝나고 편하게 술 마셔도 아무 걱정 없으니 얼마나 좋아요.”

이상준 명예 회장은 생활체육이야말로 건강을 지켜주는 의사라며 무슨 운동이든 시작하라고 권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재미까지 겸비해 젊음을 선물하는 배드민턴을 하라고 충고했다. 순간의 선택이 남은 생을 좌우한다는 의미심장한 권고와 함께.

“3년이 짧지는 않았는데 아쉬운 거 없이 후련합니다. 모두가 단합하는 하나 된 연합회로 이끌어 왔다는 게 가장 잘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요. 지금 이대로 유지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 동호인 모두 운동 열심히 해서 가정이나 회사에서 건강하게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주해룡 고문
주해룡 고문은 2011~2013년까지 14대 회장을 역임했다. 불광클럽 회장, 연합회 이상, 부회장, 청년부 회장, 수석부회장 등 두루두루 다 거치고 회장까지 역임했다. 현재는 은평구 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주해룡 고문은 매형 덕에 12년 전에 배드민턴에 입문했다. 서울특별시 연합회장까지 역임한 이영식 고문이 권해서 주해룡 고문이 라켓을 잡기 시작했다.

“체력적으로 좋아져요. 그리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고, 여러 가지 운동을 해 봤는데 이런 면이 다른 운동에 비해 좋아요. 특히 이게 복식 게임이라 여러 사람하고 어울리기에 좋아요.”

주해룡 고문은 앉아서 하는 직업이다 보니 처음 입문하고는 5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저녁 체육관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몸무게가 10kg까지 빠지고 체력은 오히려 좋아지는 효과를 맞봤다. 그래서 7년 만에 40대 A급에 올랐다는 주해룡 고문은 아내랑 함께 부부가 A급에 올라 독보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당시 은평구에는 40대 부부 A급이 두 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구 체육회 부회장을 하는 만큼 동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다목적체육관도 처음 지을 때는 전용체육관으로 출발했는데 여러 사정 때문에 변경됐어요. 학교체육관 개방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구 체육회와 협회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구민 건강의 질을 높이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 아닌가요? 동호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여러모로 노력하겠습니다.”
 

홍광식 청년부 회장
 

석남숙 여성부 회장

오행순  사진 류환 대기자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