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인아웃 시비로 인생까지 아웃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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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아웃에 대한 챌린지를 신청하는 모습
사진 손을 들어 심판에게 인아웃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모습

동호인들이 즐기는 배드민턴장에는 늘 웃음꽃이 만발하죠. 점수를 줘도 웃고, 점수를 내도 웃고 하하호호 웃는 소리가 코트를 넘어 체육관을 가득 매우잖아요. 클럽 회원들끼리 즐기는 운동이라 부담 없이 점수를 주고받기 때문이겠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상대의 속임수 동작에 속아 점수를 내줬는데 뭐가 그리 좋다고 웃는지 모르겠다고 참 속없는 사람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막상 라켓을 잡고 코트에 서보면 어쩔 수 없이 함께 웃게 되는 게 클럽에서의 게임이잖아요.

하지만 동호인들도 대회장에 가면 체육관에서처럼 웃음꽃을 찾아보기 쉽지 않죠. 그렇다고 비장한 표정까지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클럽에서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코트 밖으로 나와야 가능하죠. 낯선 사람도 많고 또 상대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죠.

클럽과 대회장에서 다른 건 이뿐만이 아니죠. 인아웃에 대한 시비 때문에 종종 대회장이 혼란스러워지잖아요. 심판 없이 해도 클럽에서는 그렇게 유연하게 잘 넘어갔는데 심판까지 세워둔 대회장에서는 인아웃 시비가 종종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요?

비록 즐기는 동호인이지만 대회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 아닐까요? 매일 먹는 집 밥과 외식의 차이 같은 거라고 할까요. 집 밥은 좀 짜거나 싱거워도 그냥 즐겁게 먹지만 외식 같은 경우는 맛에 대해 좀 더 엄격하잖아요.

대회장에서 인아웃 시비는 비단 동호인만 그런 건 아니에요. 선수들 대회에서도 감독이나 코치가 강하게 어필하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그래서 결국 국제대회에서는 비디오판독 일명 챌린지가 도입되기도 했죠.

보는 이의 시각차에 따라 인아웃이 달리 보일수도 있고, 또 워낙 순식간에 지나가다보니 같은 장면을 서로 다르게 볼 수도 있죠. 사실 국제대회를 제외하면 심판이 일부러 한쪽을 편들기 위해 인아웃을 판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어떤 분들은 1점 때문에 그렇게까지 왈가왈부해야 하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코치의 얘기를 들어보니 인아웃 판정이 매우 중요하더라구요. 선수가 게임 중 이게 인이다 아웃이다 판별하는 건 순간이잖아요. 수없이 많은 연습을 통해 이정도 높이(혹은 거리)에 이 정도 속도라면 인이다 아웃이다 스스로 판정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스스로 아웃이라고 생각했던 공이 인으로 판정될 때 선수는 혼란이 오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인의 범위를 더 넓혀야 되고 그러려면 더 한발만 뛰어도 되는 걸 두발 뛰어야 하고,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불리하겠죠.

어쨌든 인아웃 판정이 중요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나친 어필은 좀 삼가해야하지 않을까요? 심판이 상대 선수하고 같은 클럽이나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딱히 그쪽 편을 들기 위해 그런 것도 아닐 테니 말이에요.

아무리 자신이 가까이에서 봤다고 해도 사실 자신에게 유리하게 볼 수밖에 없겠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좀 손해 본다 싶더라도 인아웃은 심판의 판단에 맡겨 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설사 그게 오심이었다 하더라도 말이죠.

물론 슬쩍 어필 정도는 할 수 있겠죠. 그러면서 잠시 한숨 돌리기도 하고, 분위기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심판의 판정을 뒤집어 보겠다고 작정하고 어필하는 거는 삼갑시다. 정말 그렇게 어필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으면 비디오촬영을 하던지 해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되겠죠.

어쨌든 지나친 어필은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게임을 이겨도 찜찜하고 지면 더 기분 나쁘겠죠. 상대편이랑 심판도 기분 좋을 리 없을 거구요. 그 인아웃 판정 하나 때문에 우리 인생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인아웃 시비는 많은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인상으로 남겠죠. 즐기려고 시작한 게임인데 인아웃 시비 하나로 인생까지 아웃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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