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신나게 운동하는 성동구 성공클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성동구 성공클럽에 들어서면 맨 먼저 눈에 띄는 게 코트 한쪽에 놓여있는 빨간 저금통이다. 일명 사랑의 장학금을 모금하는 이 저금통을 통해 성공클럽은 매년 400만 원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는다. 젊은 친구들이 똘똘 뭉쳐 신명 나게 배드민턴을 즐기는 성공클럽을 찾았다.

전국에서 제일 젊은 클럽
성공클럽은 2004년 창립해 성수 야간클럽으로 출발했다. 3년 전에 체육관 대관 문제 때문에 지금의 성수중학교 체육관으로 옮겨오면서 성공클럽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당시에 나이든 회원들이 멀리 올 수 없다며 떨어져 나가 어려움도 겪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어른들이 빠진 자리에 젊은 친구들이 들어차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고 활기찬 클럽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성공클럽은 현재 60여 명의 회원이 있는데 20대와 30대가 70%를 차지하고, 40대와 50대가 30%다. 타 클럽에서는 보기 힘든 20대가 성공클럽에는 넘쳐나는 것이다. 타 클럽에서 어울리지 못해 젊은이들이 전용체육관을 찾았다 성공클럽 얘기를 듣고 하나둘 몰려들어 오늘까지 왔다.

젊은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클럽에 활기가 넘치고 실력도 급성장했다. 벌써 성동구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젊다 보니 금방 실력이 늘어 성동구의 명물로 떠올랐다. 이것뿐이 아니다. 젊은 친구들이 많아 자체 대회를 치르면 찬조가 적어 클럽 재정이 넉넉하지 못함에도 매년 400만 원의 장학금을 학교에 내놓는다.

성공클럽에는 기부 코트가 있다. 한 코트를 정해 놓고 그 코트에서 게임을 하면 무조건 1000원씩 빨간 돼지저금통에 넣는데 이렇게 모인 돈을 재정이 어려운 클럽을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불우한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게임을 즐기면서 기부도 하는 나눔을 평소에 실천하고 있다. 그야말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클럽이 바로 성공클럽이다.

젊은 친구들과 상대하면서 40대와 50대도 실력이 늘었다. 젊은 친구들의 빠른 볼에 적응하다 보니 대회에 나가도 상대의 공을 기다리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성공클럽이 2개 대회에서 우승한 비결이다.

고은희 회장
고은희 회장은 13년 전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구청에서 무료강습한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서울숲 옆에 흙바닥 전용구장에서 했었는데 애 낳고 얼만 안 돼서 이렇게까지 빠질 줄 몰랐어요.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애 유모차에 태우고 오면 회원들이 돌아가며 봐주며 게임을 하고 그랬어요.”

고은희 회장은 하면 할수록 새로운 게 배드민턴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해 연구해 정복했다 싶지만 다른 사람하고 하면 또다시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은회 회장은 젊은 친구들에게 연습이더라도 집중해서 치라고 강조한다. 설렁설렁 치다 습관 되면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이 많아 회장 자리를 넘겨주지 못해 3년을 했고,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는 고은희 회장은 배드민턴 덕에 자식 같은 젊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엄마처럼 따듯하게 대해주니 아이들 역시 잘 따라주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덕에 감기 안 걸리고 잔병치레 없을 정도로 건강해졌다는 고은희 회장은 현재 성동구 A급이지만, 5년 전에 서울시대회 C급에서 우승했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당시만 해도 서울시대회에서 우승하기가 여간 쉽지 않던 시절이어서 승리 이후 파트너와 끌어 앉고 우승을 자축했다. D급에 오래 머물렀다는 고 회장은 밑에서 어느 정도 쌓고서 올라가는 게 실력이 탄탄해진다며 너무 빨리 승급하려고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클럽이 힘든 시기를 겪고 여기까지 왔어요. 모두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그래서 가능했죠. 앞으로 회원도 더 늘고, 자주 나와 운동해서 클럽이 더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김병효 경기이사
김병효 경기이사는 입문 3년 6개월 정도 됐다. 처음에는 야외에서 농구를 하다 겨울이 되면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배드민턴을 알게 됐다. “누나가 배드민턴 선수였어요. 그래서 장비 구하기 쉽고 그래서 배드민턴을 선택했어요. 이게 한번 시작하니 헤어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김병효 경기이사는 파트너가 있다 보니 소통하는 재미를 배드민턴의 매력으로 꼽았다. 서로 말을 하지 않고 눈빛만으로 교감하다 보니 친밀감이 두터워지더라는 것. 파트너십이 밀접함에서는 배드민턴을 따라올 운동이 없을 거란다.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단점도 있겠지만, 실력도 빨리 늘고 또 단합도 잘 되다 보니 장점이 훨씬 많다는 김병효 경기이사. 그래서 ‘작지만 강한 파워를 가진 클럽’이라고 성공클럽을 정의했다.

“한번 빠지면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보다 몇십 년씩 오래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 정도로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뭔가가 있어요. 그런 만큼 회원이 더 늘어서 북적이면 좋겠어요.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더 오셔야 세대 간 격차도 줄일 수 있으니 어르신들이 더 오시면 좋겠어요.”

노정훈 총무
노정훈 총무는 배드민턴 입문 2년 6개월 정도 됐다. 배드민턴을 하고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해 성공클럽을 찾았다. “날씨랑 상관없이 할 수 있어 매일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게 좋아요. 회장님을 비롯해서 형 누나들이 너무 잘해주시니까 너무 좋아요.”

운동은 처음 해본다는 노정훈 총무는 운동도 좋지만 사람이 좋아 더 빠져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자신도 아직 신입 같은데 총무를 맡았다는 노정훈 총무. 클럽에 워낙 젊은 친구들이 많다 보니 자신이 중간에서 위아래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족하겠지만 조금씩만 도와주면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조 회장의 부탁을 수락한 것.

젊은 친구들이 많다 보니 처음 오는 신입과는 실력 차가 많이 나 처음 정착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이든 어른들이 정착할 수 있게 난타도 쳐주고 많이 챙겨준다. 그러다 보면 어린 신입들은 금방 실력이 늘어 따라잡게 되는 게 성공클럽의 노하우다.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취직을 앞두고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어른들이 조언을 해주니 좋아요. 운동하면서 인생 상담도 하고 참 좋은 것 같아요. 너무 젊은 쪽으로 쏠려있는데 앞으로 나이 드신 분들도 좀 더 들어와서 더 다양한 연령이 어울려 서로 도움 주고 그러면 좋겠어요. 재미있게 즐기는 클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용필 기자 사진 류환 기자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