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줄 클리어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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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게 여겼던 것이 시대가 바뀌면서 귀하게 대접받기도 하고, 반대로 귀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천덕꾸러기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그런가하면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에 사랑받는 게 다르기도 하죠. 대중은 사랑하는데 전문가들은 낮게 본다거나, 전문가들은 높게 보는데 대중의 반응은 시원찮은 그런 경우 말입니다.

배드민턴에서는 클리어가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요. 클리어는 가르치는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엄청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옛날에는 처음 입문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달 내내 클리어만 연습시키기도 했거든요.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배우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따분할 수가 없죠. 결국 제풀에 지쳐 그만두는 사람이 생기다 보니 요즘은 흥미를 갖도록 시작하면서부터 이것저것 가르쳐 준다고 하네요. 바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말이죠. 그러다보니 클리어의 중요성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아마 스매시나 드라이브, 헤어핀, 드롭보다 클리어를 더 잘하고 싶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클리어가 스매시나 드라이브, 드롭, 헤어핀에 비해 점수를 낼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덜하기 때문이죠. 가장 공격성이 약한 스트로크가 바로 클리어라고 보면 되겠죠?

그런데 왜 코치님들은 이런 클리어를 그렇게 애지중지 할까요? 클리어로 직접 점수를 내기는 쉽지 않지만 점수를 내기 위해 클리어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내가 밀리거나, 교착 상태의 게임에서 점수를 따낼 전환점을 만드는 게 바로 클리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상대의 강한 공격에 거의 끝날 것처럼 밀리다 클리어로 전환점을 만든 후 언제 그랬냐는 듯 역공을 펼치는 건 배드민턴에서는 흔하디흔한 일이죠? 뭔가 전환점이 필요할 때 구사하는 스트로크가 바로 클리어입니다.

클리어로 상대의 엔드라인 끝까지 밀어 올리면 웬만한 스매시 공격도 무용지물이죠? 그래서 위기에 몰렸을 때 클리어로 밀어 놓고 2, 3초 동안 여유를 갖고 잠시 숨고르기도 하고, 또 앞으로 어떤 작전을 구사할지 전략을 세우기도 합니다. 때문에 게임의 재미에 빠졌다 뒤늦게 클리어 지도를 따로 요청하는 동호인도 꽤 있다고 하네요. 어느 지점에서 실력이 정체되신 분들은 자신이 클리어를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숨 돌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만드는 클리어. 그런데 살다보면 이런 전환점이 필요할 때가 있죠? 아무리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살아도 자꾸 뒤로 밀리거나 제자리걸음하는 그런 상황 있잖아요. 이때가 바로 우리 삶에서도 클리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한숨 돌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만드는 여러분 인생의 클리어는 무엇입니까? 혹시 여러분의 클리어도 배드민턴 아닌가요?

제 인생의 클리어는 바로 배드민턴입니다. 치열하게 살다 체육관에서 사람들 만나 운동하고 웃고 가끔 맥주 한잔 기울이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면 다시 현실로 돌아갈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죠. 배드민턴을 만나면서 제가 잘하는 것과 제가 좋아하는 것 두 가지를 다 하며 살게 됐으니 저에겐 이보다 더 큰 전환점은 없겠죠. 그러니 제 인생의 클리어는 배드민턴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배드민턴이든 축구든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든 팽팽하고 팍팍한 현실에서 잠시 빠져나와 여러분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클리어를 하나 정도는 갖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뜻하지 않은 어려움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일어서는 힘이 되어 줄 테니 말이죠. 과연 여러분 삶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클리어는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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