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A급, 신이 아닌 인간임을 잊지 맙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이 사진은 칼럼의 내용과는 무관함을 밝혀드립니다.
사진 이 사진은 칼럼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완연한 봄이 왔다는 건 곧 배드민턴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얘기죠? 실내운동이라 겨울에도 많이들 하시지만 그래도 역시 개구리처럼 움츠렸다 뛰는 운동이라 그런지 봄 되면 기지개를 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동호인 급수의 끝이라 할 수 있는 A급의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A급하면 동호인으로서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죠. 그러기 때문에 너도나도 A급을 목표로 그렇게 땀을 흘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같은 말이라도 A급이 하면 더 믿음이 가고 신뢰하게 되는 건 그만큼 흘린 땀과 실력에 대한 존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급수가 깡패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활체육 동호인에게 A급은 선수들로 치면 올림픽 출전권 획득 정도로 보면 될까요. 요즘은 워낙 전국대회가 많다보니 전국 A급이 흔하지만 그래도 공신력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인정하는 A급 정도를 생각하면 올림픽 출전권 정도로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것이지 올림픽 메달을, 그것도 금메달을 딴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간혹 A급을 보면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거만하게 언행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A급은 동호인으로서 최고의 경지지만 그곳 역시 신의 경지가 아닌 인간의 세계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급수가 올라갈수록 스스로 겸손해야 합니다. 실력은 본인이 떠들지 않아도 보는 사람들이 다 알기 때문이죠.
 
사진 이 사진은 칼럼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사진 이 사진은 칼럼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운동이든, 공부든, 기술이든, 한 분야에서 최고로 향할수록 사람 됨됨이가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위로 갈수록 사람 본연의 마음을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도 A급이 될 테니 최고의 경지에 오를수록 겸손 하라는 말 꼭 가슴에 새겨둡시다.

최고의 경지에 올랐으니 이제 더 이룰게 없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으면 이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을 초보자나 나보다 급수가 낮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을 이제 본격적으로 느낄 때입니다. 이게 바로 배드민턴이 요구하는 배려 아니겠습니까.

그런 건 코치님들이 알아서 해주지 않느냐구요? 물론 그렇습니다만, 코치님들이 한두 명 상대하는 것도 아니고 일일이 다 챙겨주는 건 사실 한계가 있죠. 그리고 이미 경험해 온 선배이기에 가려운 곳을 더 잘 긁어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또 배우는 계기가 된다는 걸 잊지 맙시다. 배드민턴의 배움은 끝이 없다는 거 다들 아시잖아요.

A급들끼리 모이면 농담으로 성골이니 진골이니 따질 때가 있죠. 모든 승급을 우승으로 하면 성골이고, 그렇지 못하고 2, 3위 입상이랑 우승이 섞인 승급으로 A급이 되면 진골이라고들 하시는데, 진정한 성골과 진정한 A급이 되는 건 지금부터가 아닐까요? 실력이 A급이기 이전에 사람이 먼저 A급이 되라는 말을 들어선 안 되겠죠?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