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배드민턴 결산6] 생활체육대회 1000여 개 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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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뉴스 DB

2018년 대한민국에 생활체육 배드민턴대회가 1000여 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진표 프로그램을 통해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스포넷’이 320개, ‘오마이민턴’이 314개, ‘전국배드민턴대회’가 270개, ‘스포츠다이어리’가 7개 등 4개 프로그램에 등록된 대회가 910여 개에 달한다.

여기에 대구광역시협회와 전라남도협회 등 자체적으로 대진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시도 및 시군구 협회를 감안하면 1년에 1000여 개의 대회가 대한민국에서 치러지는 셈이다.

1년을 52주로 치면 1000개를 기준으로 매주 19개의 대회가 치러지며 생활체육대회는 주로 주말에만 열리므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9.5개의 다른 대회가 치러지는 셈이다.

그야말로 배드민턴대회의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안 지자체에서 지역과 특산물 홍보를 위해 우후죽순처럼 대회를 치르더니, 최근에는 새로 생긴 배드민턴 용품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1000여 개에 달했다.

물론 대회가 많이 열리면 참가하는 동호인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 좋은 점도 있다. 하지만 대회가 많아진다고 해서 질적인 부분까지 함께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뒤늦게 생긴 대회들은 대부분 물량공세로 동호인을 유혹한다. 그러다보니 상품 경쟁이 치열해져 참가기념품부터 1, 2, 3위까지 모두 라켓을 지급하는가 하면, 많이 참가하는 단체에 현금을 지원하기까지 한다.

이러다보니 지역 협회에서 치르는 대회보다 용품 업체나 관련단체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더 많은 동호인이 참가하기도 한다. 클럽에 가입하지 않고 몇 사람이 뭉쳐서 이런 대회만 쫓아다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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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개최하는 생활체육 동호인대회도 갈수록 출전 팀이 줄고 있다. 올 봄에 열린 협회장기대회에 1000팀을 간신히 넘기더니, 나머지 대회는 1000팀을 한참 밑 돌았다.

물론 많은 대회가 치러지고 상품이 많으면 동호인에게 좋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배드민턴이 이렇게 활성화되기까지 전국의 모든 시군구에 협회가 존재할 정도로 조직이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미 들불처럼 번진 배드민턴대회를 진화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고 지켜보기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우후죽순 늘어난 대회 때문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게 급수 문제다. 급수를 따라야 할 기준이 없다보니 빈번하게 시비가 발생한다.

또 상품이 풍부해지다보니 출전비도 올라가는 추세다. 현재 출전비가 3만 원부터 5만 원까지 다양한데 갈수록 5만 원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결국 참가자 전원이 더 많은 출전비를 내고, 입상자들이 그 혜택을 보는 상황인 셈이다.

몇 해 전만 해도 대회가 갖는 상징성이 있었다. 전국대회가 갖는 상징성, 시도 협회장기대회가 갖는 상징성이 있었는데, 대회가 너무 많다보니 이제는 대회에 출전하는 게 마치 클럽에 운동하러 가는 일상이 돼 버린 느낌이다.

누구나 편하게 대회에 참가해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신이 즐기고 있는 운동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하락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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