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D급, 새로운 인간관계의 시작이니 적극성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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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다 클럽에 들어가면 가장 다른 게 셔틀콕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약수터에서는 서로 잘 맞춰주기 위해 최대한 셔틀콕을 곱게 올려주려 노력했다면, 클럽에서는 서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셔틀콕을 바닥에 꽂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셔틀콕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순간 배드민턴 초보자, 전문용어로 D급이 됩니다. 배드민턴에 입문하면 좋든 싫든 누구나 한번은 거쳐야 할 급수가 바로 D급입니다. 돈이 많다고, 백이 있다고 곧바로 C급, B급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군대의 이등병과 같은 게 D급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등병의 마음 자세가 어떠할지. 배드민턴 D급의 마음 자세 또한 이등병의 마음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의 일부분이지만 클럽이라는, 배드민턴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막 접어든 것이니 당연하겠죠..

내 건강을 지키며 체력향상에 힘쓰고, 즐겁게 게임을 하면 되는 거지 취미 생활하는데 무슨 마음 자세까지 필요하냐고 생각하겠지만, 이곳 또한 엄연한 사회입니다. 즐겁게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구성한 사회니만큼 지켜야 할 예의와 규칙이 있기 마련이죠.

요즘에는 전용체육관이 많이 생겨, 젊은 친구들의 경우 클럽 없이 끼리끼리 모여 운동하고 헤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도 나름대로의 약속과 규칙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이 외에는 대부분 클럽에 소속돼 운동을 하는데요, 그럴 경우 클럽 회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친목 활동이 중요합니다.

클럽 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각자 즐기기 위한 취미생활이기에 회원 대부분이 한 게임이라도 더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니 이제 시작하는 D급들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죠. 처음 클럽에 왔다고 한쪽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라켓 한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적응 못하고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클럽에서는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신입회원이나 D급을 챙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본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사도 하고, 가르쳐 달라 고도 하면 외면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먼저 다가가는 게 그만큼 중요합니다.

단순히 운동할 때만이 아니죠. 클럽에서 운동 끝나고 회식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도 빠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함께 하세요. 서로 더욱 빨리 알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가능한 모든 일에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배드민턴은 정말 다양한 연령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운동이다 보니 나보다 한창 어른도 있고, 또 까마득히 어린 후배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연령층이 확대돼 10대부터 70대까지 3대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3대가 함께 어울리는 건 집 안에서 외에는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니 열린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뻘 어르신하고 무슨 운동을 해? 라고 생각해서도 안 되고, 손주 같이 어린애들하고 무슨 운동이냐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클럽의 누구나 하고 서로 파트너가 될 수도 있고, 네트를 사이에 둔 상대가 될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으로 함께 운동을 즐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게 배드민턴이거든요.

지금으로부터 20, 30년 전에 배드민턴을 시작한 사람들 중에 어르신들하고 한 게임 했다가 라켓을 잡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창 건강한 30대에 60대 할머니하고 게임을 해서 몇 점 못 내고 지는 바람에 열 받아 시작했다는 입문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거든요.

대부분의 뛰고 달리는 운동은 비록 초보자라 하더라도 젊은 사람 따라잡기 쉽지 않죠. 하지만 배드민턴만은 나이와 상관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이 좋아서 예의를 갖추고, 실력은 낮지만 나이가 나보다 많으니 예의를 갖추다 보면 어느새 인간관계의 고수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D급은 결국 새로운 인간관계의 시작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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