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단 린단의 기를 받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배드민턴 유망주 김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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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관(오른쪽)과 린단

배드민턴의 황제로 군림하며 슈퍼단으로 불리는 사나이 린단(중국).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 남자단식을 제패하고, 코리아오픈을 통해 종종 국내에 모습을 드러내며 배드민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린단이 지난 1일 인천광역시 남동체육관에서 2018 레전드비전 월드투어를 선보였다. 세기의 스타의 등장에 관심이 쏠린 건 오히려 반대쪽 코트에 선 김태관(부산동고)이었다. 김태관이 누구기에 이 세계적인 이벤트에서 린단과 게임을 하는 행운이 주어진 것일까?

김태관 선수는 부산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으로 대한민국 주니어대표와 국가대표 후보 선수단으로 활약해 내년 요넥스 배드민턴 팀에 입단한다. 올해 여름철종별선수권 남자고등부 단식 3위와 가을철종별선수권 남자고등부 단체전 3위에 올랐다. 아주 뛰어난 성적이라 할 순 없지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레전드비전 월드투어는 린단과 이용대를 비롯한 배드민턴 레전드들이 세계를 순회하며 배드민턴의 재미를 알리면서 배드민턴 유망주들의 꿈을 응원하는 행사다. 김태관 선수가 린단과 한 코트에 설 수 있었던 건 그의 가능성과 꿈에 대한 응원이었던 셈이다. 린단은 이날 게임을 앞두고 “김태관 선수가 빨리 성장해서 하나의 별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뛰겠다”라며 이 게임을 통해 김태관 선수가 꿈을 향해 한발 다가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2001년생인 김태관은 1983년생인 린단과 한 코트에 설 수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야말로 린단은 전설 속 인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마음으로만 동경했던 그 전설의 인물과 함께 게임을 뛴 그 순간은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거라고 말하는 김태관을 만나 당시의 심경을 들어봤다.
 
Q 처음 린단 하고 게임 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처음엔 좀 얼떨떨했다. 이벤트 경기에 출전한다는 걸 코치님을 통해서 2, 3주 전에 듣고 좀 놀랐다. 그때는 피터 게이드 선수랑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당일에 린단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좀 얼떨떨했다. 솔직히 말하면 린단하고 해서 더 좋았다.”

Q 린단을 만났을 때는 어땠나?
“코리아오픈대회 할 때나 멀리서 봤지 실제로 가까이서 대면한 적은 없었다. 린단을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처음에는 공식석상이라 좀 신기했다. 같이 게임 뛸 거라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그랬다.”

Q 게임 할 때는 긴장되지 않았나?
“사실 밖에서 조금 긴장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긴장 보다는 설렘이었던 것 같다. 관중이 빙 둘러서 시선이 집중된 코트 안에 들어가니 긴장됐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그래도 몸 풀면서 괜찮아졌는데, 1점을 주고 나니까 제대로 뭔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올림픽 영웅이랑 내가 게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솔직히 좀 정신이 없었다. 뭔가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이라 긴장도 됐는데 좀 뛰다 보니 그게 설레이는 거였다.”

Q 게임하고 난 후의 느낌은?
더 잘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후회는 남지 않는다. 잘 뛰었다고 생각한다.

Q 린단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
“표현하기 어려운데, 한 단어로 하자면 대단하다. 하나하나 설명하기 어렵고,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대단한 선수다.”

Q 린단이 특별히 해 준 얘기가 있나?
“얘기는 못하고 악수만 했다. 대신 게임 끝나고 이용대 선수가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줬다.”

Q 게임을 이겨야 겠다고 생각했나?
“이겨야겠다는 생각 보다는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열심히 뛰어서 후회 없다.”

Q 8:11로 졌는데, 어느 부분에서 진거 같나
“실력 차이가 많이 낫다. 제가 랠리를 이어가지 못하는 실수를 하고 그랬으니까. 영상으로만 접했던 린단의 포스가 느껴졌다. 영상에서 봤던 만큼 위압감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내 실력에 맞춰주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상대에 맞게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는 거 이런 부분이 참 대단하더라.”

Q 이번 게임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올해로 배드민턴을 한 게 12년인데 그동안 운동한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이다. 영광스럽다는 단어를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그 단어의 의미를 이제 알게 됐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제1의 순간이 된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인거는 분명하다.”

Q 이 부분에서는 내가 린단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내가 키가 더 큰 거.”

Q 이벤트 경기에 대한 준비는?
“이벤트 경기 뛴다고 해서 깜짝 놀라긴 했는데, 특별히 따로 준비한 건 없다. 주니어대회도 앞두고 있고 그래서 평소랑 다름없이 훈련했다.

Q 내년에 요넥스팀에 입단하는 걸로 아는데 팀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진로문제는 부모님께 일임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대학을 가느냐 실업팀에 가느냐로 고민을 좀 하긴 했다. 그런데 대학에 가면 요즘에는 공부도 해야 하고 그래서 운동에만 전념하기 힘들 거 같아서 실업팀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실업팀은 어느 팀이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직 부족해서 많이 더 배워야 되니까. 제의가 들어왔을 때 부모님이랑 상의하면서 이용대 선수를 비롯해서 좋은 선수도 많고 해서 배울 수 있다는 거, 그리고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가자마자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넥스를 택하게 됐다.”

Q 요넥스에서 자신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나?
“아직 역할이라는 단어는 좀 어렵고, 내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 이게 우선 내가 할 일인 거 같다.”

Q 앞으로 목표는?
“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우선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 김태관 프로필
 
2001년 생
범일초-부산동중-부산동고-요넥스(입단 예정)

2018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고등부 단체3위
제61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고등부 단식3위
2017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고등부 단체3위
2015 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U15)3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자중학부 단체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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