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삶의 에너지가 되는 행복나눔 배드민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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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명의 아이들이 체육관에 들어서더니 흰 실내화로 갈아 신고 행복나눔 스포츠 배드민턴교실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코트 앞에 모이더니 오세라 코치의 지도에 따라 몸을 풀었다. 간단히 주의사항을 전달하자 남자아이 네 명이 한 코트를 배정 받아 게임을 시작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오세아 코치와 보조코치의 도움으로 한쪽에서는 스매시를, 한쪽에서는 헤어핀을 알려주고 있었다.

서브를 넣는 폼이 엉성한데 높은 포물선을 그린 셔틀콕이 상대 코트 중간에 떨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상대편에서 서브가 라인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옥신각신했다. 옆 코트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던 보조 코치가 오더니 서브는 대각 방향으로 넣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돌아가자 톡톡 몇 차례 셔틀콕이 네트를 넘나들며 랠리가 이어졌다.
 
소외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포츠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건전한 여가활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하며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운영하는 행복나눔 스포츠 배드민턴교실이 한창인 10월 12일 강원도 춘천시 봄내체육관의 오후 풍경이다.
 

오늘이 11회 차 수업인데 고학년 아이들은 조금씩 룰을 익혀가며 엉성하지만 그들만의 게임을 즐겼다. 벧엘지역아동센터(춘천시)의 이용대란 닉네임의 적임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듯 아이들은 나름 신중하면서도 활기차게 라켓을 휘둘렀다.

행복나눔 스포츠 배드민턴교실의 취지가 바로 여기에 있다. 취약계층의 청소년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생활체육 종목을 경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배우면서 흥미를 느껴 아이들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다.
 
강원도 춘천시의 벧엘지역아동센터 아이들 24명이 배드민턴을 전공한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지난 10회 동안 배드민턴 스트로크를 익혔다. 이 행복나눔 교실은 총 15회 이뤄지는데, 아이들이 배드민턴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다.
 

배드민턴은 발놀림과 라켓을 이용해 셔틀콕을 네트 위로 넘겨야 하다 보니 저학년 아이들이 단시간에 익히기는 쉽지 않은 운동이다. 그래서 벧엘지역아동센터(춘천시) 아이들은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총 30회로 늘었음에도 강사들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해 줌으로써 아이들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고학년 아이들도 생각보다 빠르게 스스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좋아해요. 평소에 하고 싶었는데 못하다 여기에서 전문 강사님들이 디테일하게 가르쳐 주시니까 방과 후 수업으로 이어서 하는 아이도 있어요. 학교와 센터만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이라 이런 체육활동이 필요해요. 운동신경 발달에 좋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또 아이들 삶에 에너지가 된다고 할까요? 고학년들 같은 경우는 경쟁심리가 생겨서 더 열심히 하니까 빨리 배우기도 해요. 밥을 조금 먹던 친구도 배드민턴 하고 가면 밥도 많이 먹고 그래서 부모님들도 좋아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김혜령 춘천시 벧엘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는 행복나눔 스포츠 배드민턴교실이 아이들 삶에 조그만 변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혜령 생활복지사도 배드민턴교실에 적극적이다. 배드민턴이 미끄럼 방지를 위해 전용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걸 알고 실내화로 통일하는 등 아이들이 최대한 편하게 수업에 임하도록 발 빠르게 대처했다.
 

김혜령 생활복지사는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인 만큼 지역사회의 지원 없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센터 주변에 초등학교가 있지만 체육관 대관을 해주지 않아 멀리 봄내체육관까지 와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춘천시배드민턴협회의 도움 덕에 더 좋은 시설에서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접하게 됐다.

“행복나눔 스포츠 배드민턴교실이 다 좋은데 지속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워요. 흥미를 느꼈는데 올해 하면 못 하니까 흥미가 단절되게 되잖아요. 가정형편이 괜찮으면 개인적으로 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잖아요. 다양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도 좋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요.”
 
아이들을 생각하는 김혜령 생활체육복지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 걸음마 배우듯 지도 강사의 발걸음까지 그대로 흉내내던 아이들이 배드민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스매시를 날리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행복을 나누는 행복나눔 스포츠 배드민턴교실의 하루는 이렇게 행복하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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